어둠 속의 심판

1. 의문의 보류

12월 4일, 대한민국의 밤은 유난히 어두웠다.

헌법재판소의 새로운 재판관 임명이 보류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정치권에서는 흔히 있는 일처럼 보였고, 언론도 대대적으로 다루지 않았다.

그러나 그날 밤, 정부청사 안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를 임명하면 안 됩니다."
"하지만 국회에서 선출된 인물입니다. 정당한 절차를 따랐습니다."
"그를 임명하면… 우리 모두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목소리는 낮았지만, 위협이 배어 있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몇 시간 후, 마은혁 후보자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2. 사라진 후보자

12월 5일 아침, 마은혁 후보자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의 집은 텅 비어 있었고, 가족들 역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뉴스에서는 단순한 ‘연락 두절’이라고 보도했지만, 청와대 내부에서는 조용한 공포가 퍼지고 있었다.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갑자기 사라질 수 있지?"

정부 관계자들은 당황했지만, 아무도 소리 내어 말하지 않았다. 모두 알고 있었다. 말하는 순간, 자신도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3. 비밀 문서

어느 날 밤, 한 기자가 익명의 소포를 받았다.

소포 안에는 문서 한 장과 함께 짧은 메모가 있었다.

• "진실을 알고 싶다면, 이 문서를 확인하라."

그 문서에는 충격적인 내용이 적혀 있었다.

"헌법재판소는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단순한 법률적 판단을 위한 존재가 아니다. 우리의 판결은 역사적 흐름을 바꿀 수 있으며, 그것을 막기 위해서라면 어떤 방법도 사용할 수 있다."

기자는 숨을 삼켰다.

이 문서는 단순한 보고서가 아니었다.

그것은 심판자들이 직접 작성한 명령서였다.

4. 숨겨진 심판자들

헌법재판소는 단순한 사법기관이 아니었다.

그들은 오랫동안 국가의 흐름을 조종해왔다. 그들의 판결이 국가를 움직였고, 그들의 결정이 지도자를 바꿨다. 그리고 그들의 손에 피가 묻어 있었다.

"우리는 법 위에 존재한다.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인물은 존재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마은혁 후보자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사라졌다.

5. 사라지는 사람들

이 사건이 벌어진 후, 또 다른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이완규 법제처장이 기자회견을 한 지 이틀 후, 그 역시 사라졌다.

그의 사무실은 그대로였지만, 컴퓨터 파일은 모두 삭제되어 있었다. CCTV에는 아무것도 찍히지 않았다.

그는 마치 존재한 적이 없었던 것처럼 증발해버렸다.

이제 사람들은 속삭였다.

"우리는 심판받고 있어."

"보이지 않는 손이 우리를 조종하고 있어."

"우리도 언제든 사라질 수 있어."

6. 마지막 경고

12월 10일, 국회에 또 하나의 익명 소포가 배달되었다.

소포 안에는 단 한 줄의 문장이 적혀 있었다.

"우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날 이후, 대한민국은 변했다.

심판관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모든 것이 흘러갔다.

하지만 사람들은 알았다.

어느 날 밤, 자신들도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