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 이야기

거짓말이 외삼촌보다 낫다

빨강 망토 파란 망토 2025. 2. 28.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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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나는 거짓말을 참 잘했다.
엄마가 “거짓말하면 안 돼”라고 할 때마다 속으로 웃었다.

거짓말이야말로 사람을 살리는 기술이었으니까.
위험에서 벗어나고, 원하는 걸 얻고, 때론 사람을 움직이기도 하는 힘.

하지만 나는 알지 못했다.
거짓말을 하면 반드시 그것이 찾아온다는 것을.


1. 첫 번째 거짓말

나는 어릴 때부터 거짓말에 능했다.
엄마가 “과자 다 먹었니?”라고 물으면, 나는 눈도 깜빡이지 않고 대답했다.

“아니, 난 안 먹었어.”

그러나 내 손에는 부스러기가 남아 있었다.
그때는 단순한 장난이었다.

하지만 초등학교 때, 나는 처음으로 진짜 거짓말을 했다.

그날, 친구 진우가 학교에서 실종되었다.
선생님은 우리에게 물었다.

“혹시 진우 본 사람 있어?”

나는 봤다.
그날, 나는 분명히 진우가 학교 뒷산으로 가는 걸 보았다.

하지만 나는 입을 열지 않았다.

“아니요, 못 봤어요.”

그 순간, 교실 창문 밖에서 이상한 게 보였다.

어두운 숲속에서… 무언가가 나를 보고 있었다.
그것은 사람의 형체였지만, 얼굴이 없었다.

“……거짓말쟁이……”

나는 숨을 죽였다.

그날 이후, 진우는 돌아오지 않았다.


2. 두 번째 거짓말

고등학교 때, 나는 또다시 거짓말을 했다.
시험을 망쳤지만, 엄마에게 거짓말했다.

“시험 잘 봤어.”

그날 밤, 내 방문이 ‘뚝…뚝…’ 하고 소리를 냈다.

누군가 문 앞에 서 있었다.

나는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거짓말쟁이……”

나는 소름이 돋아 방문을 열어보았다.
그러나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3. 세 번째 거짓말

대학생이 되고, 나는 더 큰 거짓말을 했다.
여자친구에게 바람을 피우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울면서 나를 떠났다.

그날 밤, 거울을 보는데…

거울 속의 내가 웃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웃고 있지 않았다.

거울 속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거짓말쟁이……”

나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그때부터였다.
내 주변에서 사람들이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


4. 진실을 말해도 늦었다

나는 두려웠다.
그래서 모든 걸 솔직하게 말하기로 했다.

엄마에게 말했다.
“사실 시험 망쳤어.”

친구에게 말했다.
“네 물건 내가 잃어버렸어.”

그러나 그럴수록… 그것은 점점 더 가까이 다가왔다.

나는 어느 날 거리를 걷다가 투명한 유리창에 비친 나를 보았다.

그러나…

그곳에는 내가 아니라, 얼굴이 없는 형체가 서 있었다.

그리고 그 입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거짓말이 외삼촌보다 낫다……”

그것이 웃기 시작했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거짓말이 나를 살린 게 아니라, 거짓말이 나를 저주하고 있었다는 것을.


5. 마지막 거짓말

나는 어디로 도망쳐야 할지 몰랐다.
그러나 하나는 분명했다.

내가 계속 거짓말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나는 마지막으로 말했다.

“나는… 거짓말쟁이가 아니다.”

그러자 그것이 사라졌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나는 여전히 거짓말쟁이다.

그리고…

나는 영원히 거짓을 말해야만 살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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