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거짓말은 무엇일까?
사람을 속이는 거짓말?
자신을 속이는 거짓말?
아니면, 거짓이 진실이 되어버린 순간일까?
1. 계약서 한 장
한때 잘나가던 사업가 김도현은 이제 벼랑 끝에 서 있었다.
몇 번의 잘못된 투자와 믿었던 사람들의 배신으로 그의 사업은 바닥을 쳤다.
그가 가진 것은 단 하나,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논 닷 마지기뿐이었다.
“이걸 팔면 한 달은 버티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땅을 정리하려던 도현에게, 한 남자가 찾아왔다.
깡마른 몸에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였다.
“사업을 되살리고 싶으십니까?”
그는 자신을 박 사장이라 소개하며 도현에게 계약서를 내밀었다.
“이 서류에 서명만 하면, 당신의 사업은 다시 번창할 것입니다.”
도현은 수상함을 느꼈지만, 더는 잃을 것이 없었다.
그는 고민 끝에 계약서에 서명했다.
그 순간, 그의 앞에 묘한 미소를 짓는 박 사장이 말했다.
“거짓말을 잘하셔야 합니다.”
2. 거짓이 만든 성공
계약서에 서명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도현의 삶은 180도 달라졌다.
그가 내놓은 투자 제안이 연이어 대박을 쳤고, 그의 사업은 순식간에 부활했다.
기적 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도현은 깨달았다.
이 모든 것은 거짓말이었다.
그가 발표하는 사업 계획, 투자 정보… 모든 것이 허위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그의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김 사장님, 대단하십니다!”
“어떻게 이런 정보를 아셨습니까?”
사람들은 그의 말을 신뢰했고, 투자금이 쏟아졌다.
그가 거짓말을 하면 할수록 돈은 불어났다.
도현은 스스로에게 말했다.
‘거짓말도 잘만 하면 논 닷 마지기보다 낫다고 했지…’
그러나 그는 알지 못했다.
그의 거짓말이 단순한 속임수가 아니라는 것을.
3. 무언가가 그를 따라왔다
사업이 번창할수록 도현의 주변에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사무실에서 혼자 있을 때, 뒤에서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거짓말…’
거울을 볼 때면, 자신의 얼굴이 일그러져 보였다.
마치 다른 얼굴이 그의 얼굴을 흉내 내는 것처럼.
그리고 무엇보다… 박 사장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이제 와서 불안해질 필요 없어.”
도현은 스스로를 다독이며 계속해서 거짓말을 이어갔다.
그러나 그는 느꼈다.
거짓말을 할 때마다,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4. 사라진 사람들
어느 날, 도현은 친한 후배 민수에게 투자를 권유했다.
“형, 이거 진짜 괜찮은 거야?”
“그럼! 나 김도현이야, 믿어도 돼.”
민수는 형을 믿고 전 재산을 투자했다.
그러나 며칠 후, 그 회사는 순식간에 파산했다.
그리고… 민수는 실종되었다.
경찰에 신고했지만, 민수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CCTV에는 이상한 장면이 찍혀 있었다.
마지막으로 민수가 찍힌 곳, 거기에는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그를 응시하는 형체가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사람이 아니었다.
형체는 희미한 실루엣을 유지한 채, 민수를 어딘가로 끌고 가고 있었다.
5. 거짓이 만든 그림자
민수가 사라진 후, 도현은 더 이상 거짓말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그의 입에서는 저절로 거짓이 흘러나왔다.
거짓말을 하지 않으려고 하면, 목소리가 멋대로 움직였다.
“김 사장님, 이번 투자도 대박이겠죠?”
“…네, 물론입니다.”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목이 조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그의 목을 감싸는 것처럼.
그날 밤, 도현은 거울을 바라보다가 얼어붙었다.
거울 속의 자신이… 웃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도현이 아니었다.
거울 속의 존재는 어두운 그림자로 일그러져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입을 열었다.
“거짓말도 잘만 하면 논 닷 마지기보다 낫지.”
6. 지워진 이름
며칠 후, 도현은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의 사무실은 텅 비어 있었고, 사람들은 그를 기억하지 못했다.
뉴스에서는 “사기 사건의 주범”이라는 제목으로 그의 이름이 오르내렸지만,
그의 얼굴을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가 남긴 것은 단 하나,
계약서 한 장뿐이었다.
그 계약서에는 이상한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거짓은 진실이 되고, 진실은 사라진다.
그리고… 그 계약서에는 박 사장의 서명이 아닌,
김도현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7. 새로운 거짓말쟁이
몇 달 후, 또 다른 사업가가 벼랑 끝에 몰려 있었다.
그에게 한 남자가 다가왔다.
깡마른 몸에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
그는 계약서를 내밀며 말했다.
“이 서류에 서명만 하면, 당신의 사업은 다시 번창할 것입니다.”
그 남자는 망설이다가 물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그러자 남자는 묘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김도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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